셀린느, 그 시작은 어린이용 슈즈
1945년 프랑스의 셀린느 비피아나와 리차드 부부는 그들의 아이를 위해 고급스런 원단위에 빨간 코끼리 마크를 얹은 슈즈를 만들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게 바로 셀린느 브랜드의 시작이 되었는데요, 이 어린이용 슈즈 브랜드는 프랑스 사람들에게 우수한 퀄리티로 인정을 받게 되고 5년뒤인 1960년 성인 여성을 위한 기성복 브랜드로 변화를 시도하죠. 처음으로 론칭한 상품은 여성들의 활동성을 높이는 로퍼 였습니다. 이미 어린이용 슈즈의 가죽 원단으로 질 높은 상품들을 만들어 냈던 브랜드이기에 어렵지 않은 도전이었고, 이내 성공합니다. 이렇게 연이은 성공으로 셀린은 로퍼에 이어 여성용 장갑과 가방, 그리고 의류를 판매하며 성장합니다. 1964년에는 향수 그리고 트렌치를 론칭해 좋은 반응을 얻고,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브랜드의 이니셜인 C 가 개선문의 모양의 기둥 양 옆에 자리한 아이코닉하고 현대적인 로고가 비로소 1973년 탄생합니다. 이 로고는 파리지앵의 상징이 될 만큼 브랜드가 성장하게 되죠. 여타 브랜드들에 비하면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고 또 도시적인 모양의 로고와 당대 세련된 디자인을 선두했던 감각적인 디자이너들, 마이클코어스 등을 영입하면서 파리지앵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 입니다.
셀린느도 LVMH 브랜드 ?
네, 그렇습니다. LVMH가 셀린느 합병을 결심한 것은 1987년 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합병이 공식으로 결정되고 LVMH그룹이 27억 프랑스프랑에 셀린느를 인수한 것은 1996년 이라고 하니, 그 과정은 10년 정도가 걸렸네요. LVMH그룹의 셀린느 합병은 서로에게 윈윈이었습니다. 셀린느는 LVMH 그룹에 인수된 이후에 그 인지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LVMH 또한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넓혀 굉장히 여성스럽고 현대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셀린느 브랜드의 이미지를 함께 갖게 되었으니 말이죠. 이후 미국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의 창의적인 디자인 활동들을 통해 셀린느는 한 번더 전 세계에 알려지고, 마이클 코어스가 2004년 본인의 브랜드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는 셀린느와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셀린느 가방 제품들 디자인중 루이비통의 패턴과 비슷한 제품 외에는 LVMH 의 결을 느끼지 못했고, 셀린느의 독자적리고 세련미 있는 디자인의 제품들을 애정해 왔지만 LVMH의 계열이라는 걸 알고나니, 그냥 대기업 명품브랜드로군 하는 아쉬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브랜드별 고유의 스토리가 있고, 디자이너들의 영입도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고려해 선택되기 때문에 어떤 회사의 제품인가 보다는 누가 어떠한 환경에서 디자인 하는가가 앞으로의 길을 결정하리라고 생각하며 응원합니다.
셀린느의 수석 디자이너 교체, 그리고 그와 함께한 브랜드의 영광과 눈물
앞서 말한 반와 같이, 명품 브랜드는 고유의 성장 스토리와 그 디자인이 말하고 있는 스토리가 함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마니아층이 존재하듯 브랜드에도 그런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바로 한 브랜드에 새로이 영입된 디렉터 디자이너의 길과 해당 브랜드가 사랑받았던 이유가 한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을 때에 팬들을 실망을 하고 대안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셀린느의 디자인과 매출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바로 2008년이후 셀린느가 해로운 디자이너 피비필로를 만나기까지, 이 브랜드는 고전적인 모습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져 있다거나 침체되어있다는 비평을 시장으로 부터 받게 됩니다. 하지만, 피비필로의 디렉션 하에 셀린느의 매출은 수직상승하게 되고, 그 영광은 또다시 셀린느의 헤드 디자이너가 교체되는 2019년까지 지속되었죠. 2010년대에 셀린은 최고의 주가를 달리며 팬션쇼에서도 샤넬, 발렌시아가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만큼의 흥행을 거둡니다. 피비필로는 셀린느에 영입되기 전까지 끌로에의 성공을 이끌었던 디자이너라고 하니, 될놈될 이었던 거죠. 2019년 그 영광의 자리에 앉은 셀린느의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는 바로 에디슬리먼 인데요, 팬들은 에디슬리먼의 여러가지 시도가 셀린느 고유의 여성스럽고 이지적인 분위기의 디자인과 상충됨을 보이자 바로 외면하고 피비필로 풍의 디자인을 찬양하며 2019년 이전의 셀린느를 회상하는 sns 계정들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실제 이러한 열풍에 참여했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의 올드셀린하울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또 다른 팬들을 피비필로의 횡보를 쫓아 보테가베네타를 구입한다던지 하는 일들도 실제 벌어졌다고 하니 셀린느로써는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끝으로, 셀린느의 2021년을 응원하며..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언제나 50/50의 확률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영원한 실패도 완전한 성공도 없습니다. 에디슬리먼이 2019년 셀린느와 손을 잡고 그가 진도지휘한 남성 의류 라인업이 쇼위에 올려지고 시장에 공개 되었습니다. 그 반응은 차가웠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사업상으로 보았을 때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브랜드에 관련한 글을 써 보며 느낀것은 브랜드에서 디자이너의 수명은 시장반응과 바로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시도도,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고통도 높이 평가하지만, 이미 성공한 브랜드에 수석 디자이너로 조인되었을 때에는 본인의 디자이너적 성향에 이 브랜드 본연의 이미지를 잘 녹여 시너지를 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에디슬리먼을 바라보며 느끼게 됩니다. 루이비통, 구찌, 그리고 다른 브랜드 들에서는 받을 수 없는 셀린느 풍의 이지적인 디자인을 애정하는 개인으로써 2021년, 그리고 앞으로의 셀린느를 응원합니다.